해가 머무는 자리
Photography
2025. 12. 27.



해가 머무는 자리
해는 서둘러 지지 않고
구름의 가장자리를 붙잡고
한 번 더 숨을 고른다.
연못 위에는
말을 잃은 잎들이 가라앉아
시간의 무게를 대신 견디고,
다리는 아무 말 없이
건너온 하루들을 품고 있다.
사람들은 길 위를 지나가지만
저녁은 그 누구도 재촉하지 않는다.
빛은 천천히 물에 풀리고
산은 그 빛을 오래 기억하려
어둠을 늦춘다.
오늘이 저문다는 사실이
이렇게도 조용할 수 있다는 것,
끝이 아니라
잠시 멈추어 서는 일이라는 것을
이 풍경은 알고 있다.
대구 두류공원 성당못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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